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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3. 기저에 대하여
    수학/위상수학 2023. 1. 8. 19:55

    위상공간을 다룰 때, 위상 안에 있는 모든 원소들, 즉 모든 열린 집합들을 다루기가 번거롭거나 귀찮을(?) 때가 있다. 이 때문에 우리는 때때로 열린집합들 중 일부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것들만 고려하고자 한다.

     

    Def. 집합 $X$에 대하여, $X$의 기저(basis; 위상수학에서의 기저는 벡터 공간의 기저와 다른 말임에 주의하자.) $\bb \subset \pp(X)$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.

    (1) $\cup_{B \in \bb} B = X.$

    (2) 모든 $B_1,B_2 \in \bb$에 대하여, 만약 $x \in B_1 \cap B_2$이면, $B \in \bb$가 존재하여 $x \in B \subset B_1 \cap B_2$이다.

     

    $\bb$가 (1)$X$ 전체를 생성하고,  (2) 임의의 두 원소에 대하여, 그 교집합에 포함되는 어떤 점이 있으면 그 점을 포함하고 교집합에 포함되는 다른 원소가 존재할 때 $\bb$를 $X$의 기저라고 말한다. 사실 정의가 복잡해 보이기도 하고 전혀 쓸모 없어 보이지만, 기저의 정의 자체를 쓰는 경우보다는 (후술할) 기저의 좋은 성질들을 이용하는 경우가 (필자가 보기에는) 더 많다.

     

    Def. 집합 $X$와 기저 $\bb$에 대하여, $\bb$로부터 생성된 위상(topology generated by $\bb$) $\tt$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.

    $$U \in \tt \qu \Leftrightarrow \qu \text{ if every } x \in U, \text{ there is }B \in \bb \text{ such that }x\in B \subset U$$

     

    $U$의 모든 점 $x$에 대하여, $U$ 안에 들어가고 $x$를 포함하는 기저의 원소 $B$가 있을 때 이러한 $U$를 모두 모아 놓으면 위상이 된다는 뜻이다. 실제로 위상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 아니므로 증명을 살펴보기로 한다.

     

    Prop. 위에서 정의한 $\tt$는 실제로 위상이 된다.

    Pf of Prop. $\emptyset$은 포함하는 점이 없으므로 자명하게 $\emptyset \in \tt$이다. 왜냐하면 각 집합에 포함되는 모든 점에 대해 위의 성질이 성립해야 하는데, $\emptyset$은 점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자동으로 위 성질에 부합한다. (이를 vacuous하다고 말하는데, 앞으로의 기하학에서 자주 나오는 논증 방법이므로 기억하고 있길 바란다.)

    $\cup_{B \in \bb} B = X$이므로, 모든 점 $x \in X$에 대하여, $x \in B$가 있어야 한다. 그러므로 $X \in \tt$이다.

    임의의 index $i \in I$에 대하여 $U_i \in \tt$이라고 하자. 그렇다면 $x \in \cap_{i \in I} U_i$라면, 적절한 $j \in I$에 대하여 $x \in U_j$일 것이고, $U_j \in \tt$이므로 $B \in \bb$가 존재하여 $x \in B \subset U_j \subset \cap_i U_i$이다. 따라서  $x \in \cap_{i \in I} U_i \in \tt$이다.

    $U_1,U_2 \in \tt$라고 가정하자. 만약 $U_1 \cap U_2=\emptyset$이라면, 이 증명의 첫 문단에 의해 $U_1 \cap U_2 \in \tt$이다. 만약 $x \in U_1 \cap U_2$라면, $x \in U_1,\, x\in U_2$이므로 $B_1,\,B_2 \in \bb$가 존재하여 $x\in B_1 \subset U_1$, $x\in B_2 \subset U_2$이다. 이 때 기저 $\bb$의 정의에 의하여 $B \in \bb$가 존재하여 $x \in B \subset B_1 \cap B_2 \subset U_1 \cap U_2 $이므로, $U_1 \cap U_2$이다. 비슷한 방법으로 $U_3 \in \tt$라면 $U_1 \cap U_2 \cap U_3=(U_1 \cap U_2) \cap U_3$도 $\tt$의 원소임을 보일 수 있고, 따라서 유한한 $n \in \nn$에 대하여 $U_i \in \tt(1 \leq i \leq n)$이라면, $\cap_{i=1}^n U_i \in \tt$이다(*이를 귀납적(inductive)한 방법이라고 하며, 한 번의 증명을 유한 번으로 늘려갈 때에 자주 쓰이는 방법이다.).

     

    귀찮은 과정을 통해 $\bb$로부터 생성된 위상 $\tt$를 정의하였고, 실제로 위상이 됨을 확인하였다. 하지만 더욱 많이 쓰이는(사실 앞으로 제일 많이 이용하게 될) 보조정리는 다음과 같다.

     

    Lem. $X$를 공간, $\bb$를 기저, 그리고 $\tt$를 $\bb$로부터 생성된 위상이라고 하자. 그렇다면 $\tt=\{\cup B_i\,|\, B_i \in \bb\}$이다. 더 자세히 말하자면, $\tt$의 원소는 $\bb$의 원소들을 적당히 합집합하여 만들 수 있으며, 역으로 $\bb$의 원소들의 적당한 합집합은 모두 $\tt$의 원소이다.

    Q. 위 보조정리를 증명해보자(*주로 집합 두 개가 같음을 증명할 때, 한쪽의 원소가 다른 쪽에 포함되고, 다른 쪽의 원소가 한쪽에 포함되는 것으로 증명할 수 있다. 즉, $A=B$임을 증명할 때에는, 모든 $x \in A$에 대하여 $x \in B$임을 증명함으로써 $A \subset B$임을 증명하고, 모든 $x \in B$에 대하여 $x \in A$임을 증명함으로써 $B \subset A$임을 증명하면 $A=B$임을 알 수 있다.).

     

    위 보조정리를 통해, 왜 위에서 본 $\bb$로 생성된 $\tt$가 '생성'되었다는 의미를 갖는지 잘 이해할 수 있다. 기저의 원소들을 적당히 붙여서 열린집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. 또 위상의 기저에 대해 좀 더 직관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. 기저 원소를, 잘 붙여서 열린 집합을 만들기 위한 재료(?)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. 이 때의 '붙인다' 라는 말은 물론 합집합(arbitrary union)을 말한다.

     

    Notation. 거리공간 $(X,d)$에 대하여, 점 $x \in X$의 반지름 $r$인 열린 공(open ball)을

    $$B_r(x)=\{y \in X\,|\, d(x,y)<r\}$$

    로 쓴다.

    Def. 집합 $\rr^n$와 $x=(x_1,\ld,x_n),y=(y_1,\ld,y_n) \in \rr^n$에 대하여,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거리함수

    $$d(x,y)=\sqrt{(x_1-y_1)^2+\ld+(x_n-y_n)^2}$$

    을 고려하면, $(\rr^n,d)$가 거리공간이 됨을 안다. 학부 해석학에서 우리는 $U\subset \rr^n$이

    $$x \in U \Rightarrow \text{ There is } \ve>0 \text{ such that } B_\ve (x) \in U$$

    을 만족하면 $U$가 열린집합이 됨을 알 수 있었다. 이러한 $U$들을 모아 놓은 집합을 $\tt_{std}$라고 하면 $(\rr^n, \tt_{std})$를 $\rr^n$의 보통위상(standard topology)라고 한다. 

     

    Ex. $\rr^n$의 보통위상 $\tt_{std}$에 대하여, $\tt_{std}$는 열린 공들의 모임

    $$\bb=\{B_r(x)\,|\, x \in X,\, r >0\}$$

    로부터 생성된 위상이다. 특히 $n=1$일 때, $\bb=\{(a,b)\,|\, a,b\in \rr,\,a<b\}$이다. 이 사실을 보여 보자.

     

    Ex. 집합 $\rr$에 대하여, $\rr$의 하한위상(lower-limit topology) $\tt_l$을

    $$\bb_l=\{[a,b)\,|\, a,b \in \rr,\,a<b\}$$

    으로 생성된 위상으로 정의하자. 즉 $\tt_l$은 저러한 반열린구간(half-open interval)로부터 생성된 위상이다(필자가 수학교육과는 아니지만, 이 위상은 임용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.). 그렇다면 $[a,b)$를 적당히 합집합하여 모든 보통위상의 열린집합을 만들 수 있으므로 $\tt_{std} \subset \tt_l$이지만, $[a,b)는$ 적당한 개구간(open interval)의 합집합으로 만들 수 없다. 따라서 $\tt_{std} \subsetneq \tt_l$이다.

     

    앞서 기저를 다루는 이유는 위상공간에 대한 성질을 그 기저만 보고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. 아래 보조정리는 그러한 성질을 잘 보여준다.

     

    Lem. 집합 $X$에 대하여, $\bb,\bb'$을 기저들이라고 하고, $\tt,\tt'$을 각각 $\bb,\bb'$로부터 생성된 위상들이라고 하자. 그렇다면 다음이 동치이다.

    (1) $\tt \subset \tt'$이다.

    (2) 모든 $x$와 모든 $x$를 포함하는 $B \in \bb$에 대하여, $B' \in \bb'$이 존재하여 $x \in B' \in B$이다.

    Q. 위 보조정리로부터 $\tt_{std} \subsetneq \tt_l$을 보여 보자.

     

     

    결론적으로 어떤 위상공간의 기저라는 것은 적당히 잘 붙여서 열린집합들을 만들 수 있는 위상의 일부이지만, 공간의 정보들을 충분히 담고 있어 위상공간의 성질을 파악할 때 기저에 대해서만 확인해도 충분할 때가 많다. 특히 어떤 함수가 연속함수임을 판단할 때도 기저에 대해서만 확인하면 되는 성질이 있어서 편리하다. 위상공간의 부분기저(subbasis)라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정의되는데, 나중에 다룰 일이 있다면 그 때 후술하도록 하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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